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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홍 또는 선혈색그물버섯(필자의 임시이름) 한국 미기록종인듯 하다. 학명은 Boletus frostii J.L. Russell. 일명 Boletus alveolatus Berk. & M.A. Curtis 영어속명은 Frost's Bolete. 진홍색의 갓과 진홍색의 깊이 패인 망목상 줄기를 가지고 있고 포자색도 빨갛다. 흔히 갓 가장자리에 노란 띠가 있기도 하다. 살은 노랗지만 만지거나 상처를 내면 금방 짙은 암청색으로 변한다. 냄새는 별 특이한 것이 없으나 그 맛은 시다. 여름에서 가을에 걸쳐 활엽수 특히 참나무 밑에 단생 또는 여럿이 모여 돋는 균근균이다.))
버섯을 공부하기 전에 먼저 나무에 대하여 공부하는 것이 좋다는 말이 있다. 왜냐하면 버섯에 따라 어떤 특정 나무와 공생관계에 있거나, 또는 어떤 종류의 죽은 나무를 더 좋아하거나 아니면 어떤 죽은 나무에만 돋아나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우리가 다 잘 아는 송이는 반드시 소나무 주변에만 돋고, 자작나무버섯은 오직 자작나무에만 돋으며, 뽕나무버섯은 주로 참나무 등걸 주변에 돋는다. 영지의 일종인 쓰가불로초도 오직 죽은 쓰가나무(Hemlock)에만 돋는다. Daivid Arora라는 분은 버섯이 좋아하는 나무를 조사하였는데, 참나무(Quercus spp.)를 좋아하는 버섯이 82종으로 가장 많고, 소나무를 좋아하는 버섯은 74종, 그리고 정원이나 풀밭을 좋아하는 버섯이 63종이다. 최근 2008년에 출판된 D.E. Binion외 5분이 저술한 책 Macrofungi Associated with Oaks of Eastern North America에 보면 참나무와 관련된 217종의 버섯들을 소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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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비꽃끈적버섯 Cortinarius iodes Berk. & M.A. Curtis. 영어속명 Spotted Cortinarius 또는 Viscid Violet Cortinarius. 선명한 보라색 갓 위에 노르스름한 크림색 점이 있다. 유균은 주름색이 보라색이지만, 노균이 되면 적갈색이되는데 포자색이 적갈색이기 때문이다. 여름에 활엽수, 특히 참나무 밑에 돋는 균근균 버섯이다.))
미국 동부지역 산림의 경우 참나무 종류가 50여종이나 되며 전체 산림 면적의 2/3나 차지할 정도로 상당히 많은 편이다. 참나무에는 도토리가 열리기 때문에 다람쥐, 얼룩다람쥐(chipmunk), 들쥐, 칠면조, 뇌조(雷鳥 grouse) 등 많은 야생동물들의 먹이가 되고 있어서, 참나무는 산림 생태계의 아주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오늘은 특별히 참나무를 좋아하여 이런저런 밀접한 관계를 맺고 돋아나는 버섯 이야기를 나눔으로써 참나무를 사용하여 버섯을 재배하시는 분들에게 참고가 되었으면 싶다.
1. 참나무와 공생관계에 있는 균근균 버섯들(Mycorrhizal Spec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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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anita onusta(Howe.) Sacc. 영어속명 Gunpowder Lepidella. 한국 미기록종인 것 같다. 조잡한 흰색에서 회색 갓을 가지고 있고 버섯 전체에 엷은 회색에서 약간 갈색이 도는 회색 인편과 가루가 뒤 덮여 있고 갓 가장자리에 외피막 잔재가 치마처럼 늘어져 있기도 하다. 한국의 잿빛가루광대버섯과 아주 흡사하나 이 광대버섯은 늦여름에서 초가을에 걸쳐 참나무가 많이 섞여 있는 혼합림 땅위에 단생하거나 산생하고 때에 따라 그룹으로 돋는다. 굳은 땅이 아닌 경우 그 뿌리가 제법 길게 박혀있는 것이 특징이다.))
참나무는 물론 다른 나무들과 공생관계에 있는 버섯들이 산림 생태계에서 담당하고 있는 중요한 역할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왜냐하면 나무뿌리의 연장이라고 할 수 있는 버섯의 균사체가 나무에게 필요한 모든 수분과 양분을 공급해주기 때문이다. 특별히 참나무와 맺고 있는 공생관계를 “ectomycorrhiza"라고 부르는데, 이러한 공생관계는 건조하고 척박한 땅에서 자라는 참나무의 건강은 물론 숲의 건강을 위하여 더욱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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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우산광대버섯 Amanita farinosa Schwein. 다른 학명은 Amanitella farinosa(Schwein.) Earle 또는 Amanitopsis farinosa(Schwein.) G.F. Atk. 영어속명은 Powder Cap Amanita, Eastern American Floury Amanita. 또는 Powdery Amanita. 처음에 원추형이다가 둥근 산 모양의 갓을 가진 광대버섯으로 대에 턱받이가 없는 것과 갓 위에 엷은 회색 가루가 많이 묻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6월에서 11월에 걸쳐 참나무가 많은 혼합림 땅위에 단생하거나 그룹으로 돋는데 흔하지 않다.))
참나무와 주로 공생관계에 있는 버섯 종류는 광대버섯, 끈적버섯, 젖버섯, 무당버섯, 그물버섯 등 아주 다양하다. 대체로 땅위에 돋는 버섯들은 모두 어떤 특정 나무와 공생관계에 있다고 하여도 과언이 아닌데, 미 동부지역에서 참나무와 공생관계에 있는 버섯은 약 130여종이나 된다. 버섯과 나무 사이의 공생관계를 잘 알면 버섯을 찾을 때 언제 어디서 어떤 버섯이 돋아날지 예측할 수 있어서 아주 유용한 정보가 된다. 여기서는 한국미기록종으로 보이는 균근균 버섯 사진 몇 장을 올려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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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젖버섯 Lactarius volemus Fr. 영어속명 Tawny Milk Cap, Orange Milk Cap, Apricot Milk Cap 등 갓 색깔에 따라 다양하다. 갓은 오렌지색에서 오렌지 갈색, 차차 엷은 황갈색인데 얼핏 보면 우단같이 보일 정도로 건조하다. 강한 생선냄새가 나고 많은 양의 흰젖을 분비하여 자실체 전체를 암갈색 얼룩을 지게 만들고 주름이 빽빽한 것이 이 젖버섯의 특징이다. 맛 좋은 식용버섯으로 7월에서 9월에 걸쳐 참나무 밑에 돋는 균근균이다.))
2. 참나무에 기생하는 버섯들(Pathoge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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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버섯속 Bondarzewia berkeleyi(Fr.) Bondartsev & Singer 영어속명 Berkeley's Polypore. 버클리장미버섯이라고 한국이름을 붙여보았다. 그 크기가 엄청나게 커서 가로 약 60cm, 세로 45cm나 된다. 한국 미기록종인 듯하다. 6월에서 9월에 걸쳐 특히 살아있는 참나무 밑에 돋는 기생균이다.))
기생균 버섯은 그 종류에 따라 참나무의 서로 다른 부분에 침범하여 썩음병을 일으킨다. 어떤 버섯은 뿌리에 침범하여 뿌리썩음병을 일으키고 어떤 버섯은 나무 가지나 몸통에 침범하여 기주(寄主) 나무에 해를 입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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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루뻔버섯속 Inonotus dryadeus(Pers.) Murrill 다른 이름 Polyporus dryadeus(Pers.) Fr., Ischnoderma dryadeus(Pers.) P. Karst., Phellinus(Pers.) Pat. 영어속명 없음. 미 동부지역에서 특히 살아있는 참나무 밑동 근처에 참나무를 삥 둘러싸고 돋는 기생균으로 산 참나무에 백색부후를 일으키는 버섯이다. 그 크기도 만만치 않게 크다.))
이렇게 기생균은 나무에 해를 입히지만 기생균 버섯 역시 숲의 생태계의 자연스러운 한 부분이기도 하다. 뿌리썩음병(root-rot)과 나무 고갱이 썩음병(心腐病 heart-rot)은 성숙한 나무를 공격하여 통나무에 공동(空洞)을 만들어 여러 동물들이 서식할 수 있는 굴을 만들어 준다. 뿐만 아니라 기생균의 침범으로 병든 나무나 가지는 바람이 조금만 세게 불어도 부러져 숲 속 땅위에 까지 햇빛이 비출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주어 다음 세대의 나무가 잘 자라도록 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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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동부지역에서 돋는 꽃송이버섯의 변종이다. 학명은 Sparassis spathulata(Schwein.) Fr.이다. 영어속명은 Eastern Cauliflower Mushroom이라고 부른다. 자실체는 얼핏 보면 영어속명처럼 컬리플라워처럼 생겼다. 색깔은 백색에서 연한 갈색으로 물결치는 꽃잎이 모인 것 같고 하얀 꽃 배추를 닮았다. 여름에서 가을에 걸쳐 참나무 즉 도토리나무가 많은 숲 속 참나무 그루터기 주변 땅 위에 돋는다. 그래서 참나무 밑동에 갈색부후를 일으킨다. 한국에서 돋는 것은 Sparassis crispa라고 하여 위에 것보다 꽃잎 가지가 좀 더 작고 조직도 더 연하다.))
3. 참나무를 좋아하는 부생균 버섯들(Decompos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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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무버섯 Bulgaria inquinaus(Pers.) Fr. 영어속명 Black Jelly Drops 또는 Rubber Buttons. 색깔은 까맣고 고무같이 탄력이 있고 마르면 가죽처럼 질겨진다. 대는 없고 겉 표면은 갈색을 띄우고 위 표면은 매끄럽고 윤택이 나며 점점 납작해진다. 껍질이 많은 쓰러져 죽은 활엽수, 특히 참나무 위에 많이 돋는다. ))
이 부생균 버섯 이야기는 참나무를 사용하여 버섯(특히 표고버섯)을 재배하시는 분들에게 참고가 되었으면 싶다. 죽은 나무나 숲속의 많은 양의 유기물 잡동사니를 분해하여 비옥한 흙을 만들어 주는 것은 부생균이나 부생균 버섯이 도맡아 해주는 큰 역할이다. 균근균 버섯과 달리 부생균 버섯은 양분을 얻기 위하여 끊임없는 새로운 유기물질이 필요하다. 그런데 숲에서는 별로 문제가 되지 않는데 그 이유는 해마다 나뭇가지, 낙엽, 도토리 등 많은 양의 산림 부산물이 끊임없이 공급되기 때문이다. 더구나 쓰러진 나무는 오랜 시간에 걸쳐 분해되기 때문에 버섯이 필요한 양분을 장기간 공급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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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로버섯 Daedalea quercina(L.) Pers. 영어속명 Thick-maze Polypore. 일년생 또는 다년생 버섯으로 죽은 참나무 등걸에 많이 붙는다. 단단한 코르크질의 조직을 가지고 있고 균모 밑에 마치 미로처럼생긴 주름이 있다. 이 버섯 말린 것으로 베이지색 물감을 들일 수 있다.))
버섯의 균사체에서 나오는 효소가 죽은 나무에 침투하여 섬유조직을 분해하여 숲 속 생태계에 양분을 공급한다. 그 양분의 일부는 다른 균류와 버섯이 흡수하고 나머지는 다른 유기체와 새 세대 생명체의 양분이 된다. 그렇지 않다면 숲 속에 쌓여만 가는 죽은 나무와 다른 유기질 잡동사니로 말미암아 생명체가 살아남기 어렵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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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혀버섯 Fistulina hepatica(Schaeff.)With. 영어속명은 Beefsteak Polypore 또는 Ox-tongue Fungus라고 부른다. 7월에서 10월에 걸쳐 살아 있는 참나무에 붙는다. 약한 기생균으로 참나무에 적갈색 얼룩무늬를 만들어 부엌 찬장 만드는 사람이 아주 좋아한다고 한다. 말린 소혀버섯 가루는 동물성 섬유에 베지색, 회갈색 물을 들이는 염료로 사용된다. 이 버섯 겉껍질에는 고기를 부드럽게 해주는 성분과 신맛을 내는 성분이 들어 있어서 레몬이 필요한 고기 요리에 이용되기도 하는 재미있는 버섯이다.))
참나무와 관련된 부생균 버섯은 크게 두 가지로 분류되는데, 하나는 셀루로스와 리그닌(lignin)이라는 아주 분해하기 어려운 물질로 이루어진 나무를 분해하는 것과 또 하나는 참나무 낙엽이나 잔가지, 또는 도토리 같은 열매를 분해 하는 것이 그것이다. 물론 이 부생균 버섯들이 반드시 참나무와만 관련된 것은 아니고 다른 나무 역시 분해한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부생균에는 크게 구멍장이에 속하는 버섯들과 점균에 속하는 버섯들이 있다. 이 두 종류의 버섯들 가운데 겉으로 확연하게 들어나 보이는 버섯을 돋게 하지 않고 잘 보이지 않는 것들이 있기 때문에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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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털고무버섯의 일종인 Galiella rufa(Schwein.) Nannf. & Korf.. 다른 이름 Bulgaria rufa Schwein. 영어속명 Hairy Rubber Cup. 한국어 이름은 학명을 직역하여 "적갈색털고무버섯"이라고 부르면 어떨까 어쩌면 한국 미기록종인 듯하다. 처음에는 오므리고 있다가 피어나면서 종지처럼 보이는 버섯인데, 종지 겉 표면은 흑갈색이고 털이 버섯 가장이에 돋아 있다. 땅에 떨어져 있는 죽은 참나무나 다른 활엽수 나뭇가지 위에 돋고 종지 안은 엷은 적갈색이나 차차 시간이 갈수록 갈색으로 변하며 고무 같은 느낌을 준다. 학명 rufa란 녹슨색(rusty) 또는 적갈색(reddish brown)을 뜻한다. 한국 기록종 가운데 "갈색털고무버섯" Galliella celebica(P. Henn.) Nannf. 과 아주 흡사하다. 식용불명이다.))
부생균에 속하는 한국 기록종 버섯들의 목록을 여기 적음으로써 버섯 재배하시는 분들이 참고하실 수 있게 하였다. 목이, 고무버섯, 아교뿔버섯, 단색구름버섯, 녹청균, 미로버섯, 도장버섯, 좀목이, 소혀버섯, 달걀스크램블점균, 털고무버섯, 잔나비걸상, 애기버섯, 비단시루뻔버섯, 기계충버섯, 애참버섯, 조개껍질버섯, 분홍콩점균, 왕잎새버섯, 참버섯, 부채버섯, 아교버섯, 노란털느타리버섯, 느타리버섯, 난버섯, 좀벌집버섯, 검정대겨울우산버섯, 겨울우산버섯, 벌집버섯, 그물코버섯, 좀구멍버섯, 바늘버섯, 꽃구름버섯, 갈색꽃구름버섯, 고약버섯, 흰구름버섯, 흰융털구름버섯, 꽃흰목이, 흰목이, 황금목이, 테옷솔버섯, 말미잘 버섯 등이다. 이 버섯들 가운데 특히 표고골목에 돋는 것들이 여러 종류가 있다.
이렇게 공생균(균근균) 버섯은 참나무와 더불어 서로 도우면서, 설사 기생균 버섯이라 할지라도 숲의 나무들을 솎아주어 새 세대 어린 나무들에게 햇빛을 공급하고, 또 사물(死物) 부생균 버섯은 그 나름대로 숲속의 쓰레기들을 처리해주면서 비옥한 토양을 만들어 줌으로써 그야말로 "더불어 숲"(신영복)의 아름다움을 실현해 주고 있다. 비록 눈에 잘 띄지 않는 버섯들이라 할지라도 참나무와 더불어 아름다운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고 있는 숲은 평화롭기만 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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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우산버섯 Polyporus brumalis(Pers.) Fr. 영어속명 Winter Polypore. 영어 속명처럼 가을에서 그 이듬해 봄에 걸쳐 땅에 떨어진 참나무 가지위에 모여 돋아 백색부후를 일으키는 겨울버섯으로 가죽질이라 질긴 편이다.))
참고문헌:
D.E. Binion, et.al., Macrofungi Associated with Oaks of Eastern North America, 2008
David Arora, Mushrooms Demystified, 1986, pp.34-47.
최종수(야생버섯애호가), 다른기사보기기사등록일시 : 2010.03.16 0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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