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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섯으로 지구 다시 살리기(Mycorestoration)야생버섯의 신비(45)

www.jadam.kr 2008-10-07 [ 최종수 ]
쌍둥이 쓰가불로초

(쓰가불로초. Ganoderma tsugae, 영어속명 Hemlock Varnish Shelf. 죽은 Eastern Hemlock나무뿌리 근처에 쌍둥이로 돋은 것이 아주 귀엽게 생겼다. 영지의 일종으로 약용버섯이다. 이 버섯은 그 맛이 전혀 쓰지 않은 것이 특징이다. 재미있는 것은 해 갈이를 하는 듯 홀수 해[이를테면 작년 2007년]에는 많이 돋고, 짝수 해에는 그다지 많이 돋지 않는다는 점이다.)

문외한의 눈으로 보아도 자연농업의 기본취지에는 자연 속에 깃들어 있는 신비를 찾아 '자연은 자연으로 키운다,' 또는 '자연은 자연이 치유한다,' 아니면 '자연의 자정력, 자생력을 믿는다'는 신념에서 말하자면 자연의 살아있는 생체의 정기와 능력을 최대한 활용하는 농업이라는 뜻이 들어 있지 않을까 자연이 가지고 있는 상생원리에 힘입어 자연의 순리를 따라 먹을거리를 길러내고 그것을 먹는 우리의 몸도 자연스럽게 강건해진다....뭐 이런 뜻일 것이다.

자연의 지혜와 풍성한 생산력을 통하여 인간의 지나친 영악함이 가져온 지구온난화는 물론 환경파괴와 화학적 독극물로 말미암은 오염이라는 저 무서운 결과로부터 지구를 다시 살리고 우리 자신을 구원하기 위한 방도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러한 때에 알게 된 책이 한 권 있다. 인간이 병들게 한 지구를 치유하기 위하여 어떻게 자연과 더불어 일해야 하는가를 알려주는 책이다. 버섯으로 지구라는 별을 구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얼마 전에 "버섯과 지속가능성"이라는 글을 쓸 때 잠간 언급한 Paul Stamets라는 분이 쓴 Mycelium Running: How Mushroom Can Help Save the World(Berkeley/Toronto: Ten Speed Press, 2005)라고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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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청버섯아재비

(독청버섯아재비. Stropharia rugoso-annulata. 영어속명 그 갓 색깔이 검붉기 때문에 Wine-cap 또는 Burgundy-cap이라고 부르며 집에서 재배할 수 있는 종균을 King Stropharia라는 이름으로 판매하고 있다. 나무부스러기 위에 뿌려 크고 단단한 버섯을 다량 채취해 식용할 수 있다. 갓은 적갈색에서 암갈색이며 대에 주름진 턱받이가 있고 기부가 굵어진다. 포자색은 거의 검게 보이는 자갈색이다. 봄에 일찍 돋는 아주 맛좋은 식용버섯 가운데 하나로 이 사진 역시 5월에 주립공원의 나무 부스러기로 멀칭한 곳에 많이 돋은 것을 찍은 것이다. 가을에도 돋아 뉴저지 체리힐에 살 때 캠든 카운티 공원 사무실 옆 나무부스러기로 멀칭한 곳마다 수 백송이가 돋은 것을 감탄하는 눈으로 관찰한 적이 있다.)

현미경으로나 보아야 잘 보이는 세포들 가운데 버섯이나 균류의 균사(mycelium)가 있는데 바로 이 균사체의 열매라고 할 수 있는 것이 버섯이라는 자실체이다. 균사체가 식물이나 동물이 만들어 내는 찌꺼기를 분해하는 과정에서 탄소, 질소와 기타 원소들을 재활용하여 비옥한 흙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자연농업에서 토착미생물을 활용하는 것과 똑같은 원리이다. Stamets가 발견한 사실은 이러한 균사체의 소화력 또는 분해력을 극대화하여 독극물과 오염물질을 분해하고(mycoremediation), 하상(河床 streambed)의 모래보다 곱고 진흙보다 거친 침적토(침니 沈泥 silt)를 줄이고 농공업용 폐수를 여과하여 거기서 나오는 병원체를 잡아내거나(mycofiltration), 화학 살충제 대신 해충의 증가를 통제하며(mycopesticides), 일반적으로 우리의 산림이나 과수원, 또는 채마밭의 건강성을 증진시키는 일(mycoforestry 또는 mycogardening)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버섯 균사체를 이용한 네 분야를 통틀어 mycorestoration(버섯을 이용한 지구복원)이라고 부른다. 우리 자신의 건강과 환경의 건강에 영향을 끼치는 중요문제들을 새롭고도 해롭지 않는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주고 있는 것이다. 이제부터 버섯을 이용한 이 네 분야에 대하여 간단히 발췌 설명해보려고 한다. 더 깊이 연구하기 원하는 분들이나 더 자세한 것을 알기 원하는 분들은 위에 말한 이 분의 책을 참고하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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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덕다리버섯

(븕은덕다리버섯. Laetiporus sulphureus. 이 버섯을 찢어보면 마치 닭고기 흰 살 찢는 것과 같다. 그래서인지 영어속명이 Chicken Mushroom이다. 갈색부후균이다. 맛도 닭고기 맛이라고 한다. 5월에서 11월에 걸쳐 숲속 썩은 나무 등걸이나 산 나무 주변 묻혀있는 죽은 뿌리 위로 다량 돋는다. 어린 것은 맛이 좋다 하나 그 돋는 나무가 어느 나무냐에 따라 입술이 부풀러 오르는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킨다고 한다. 노균일수록 소화하기 힘들고 특히 유칼립터스 eucaliptus 나무 위에 돋은 것은 위장장애를 일으킨다고 한다.)

1. 마이코여과법(Mycofiltration)

늘 남의 땅에서 버섯을 채취해 오던 Stamets는 바다가 가까운 해수 만(灣 bay) 근처에 땅을 사서 이사하게 되자 그 스스로 버섯을 가지고 여러 가지 실험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이웃 사람 한 분은 상업용 조개와 굴을 양식하고 있었다. 해마다 전기 회사에서는 전기 줄 근처에 무성한 나뭇가지들을 전지하게 된다. Stamets는 전기회사에 부탁하여 많은 양의 갈아 낸 나무 조각들(wood chips)을 얻어서 몇 트럭분의 나무 조각들을 50ft(약 150m) 넓이에 200ft.(약 600m) 길이의 땅에 푹신할 정도로 깔아 버섯 단지를 만들었다. 그리고 그 위에 맛 좋은 식용버섯인 독청버섯아재비(Strpharia ruguso-annulata) 버섯의 종균을 몇 봉지 뿌리고 나서 갈퀴로 긁어 나무 조각 깊이 섞어두고 우물물을 뿌려주었다. 이듬해 여름 엄청난 양의 버섯이 돋아서 실컷 먹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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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마버섯

(치마버섯. Schizophyllum commune. 한 주름이 그 끝부분에서 반으로 갈라진 것이 특징이어서 영어속명이 Common Split Gill 이라고 부른다. 부채모양의 갓에 미세한 털이 있고 흰색에서 약간 분홍색을 띄우는 회갈색이기도 한다. 역시 갈색부후균으로 봄으로부터 가을에 걸쳐 죽은 나무 위에 돋는다.)

그런데 당시 그 지역 주택의 정화조는 처음 개척자들이 건조한 것이라 측백나무로 만들었거나 원시적인 방법으로 만든 것이었기 때문에 오물로 오염된 폐수가 들판을 거쳐 바다 쪽으로 흘러들어 갔다. 그래서 배설물 대장균이 직접 조개나 굴 양식장을 위협하였다. 더구나 소 여섯 마리에 닭과 돼지들을 기르고 있어서 굴 양식장에 박테리아를 공급하는 격이었다. 이사한 지 몇 달 지나지 않아 경찰이 그 지역 주민들에게 2년 안에 정화조를 다시 건조하든지 아니면 다른 곳으로 이주하라는 법원의 통지서를 배달해 주었다. 그런데 정화조를 고치기 전 버섯밭을 만든 지 일 년밖에 지나지 않았고 또 가축 수를 늘렸는데도 정화조 수질 검사에서 대장균 수치가 백배나 줄어드는 놀라운 결과를 보여주었다. 수질 검사원조차 깜짝 놀라게 되었고, 결국 이 사실이 알려져 워싱턴 주 한 연구소에서 버섯으로 수질정화가 가능하다는 것을 공식 연구하게 되었다고 한다.

한마디로 마이코여과법이란 버섯을 이용하여 독극물 여과하기, 다시 말하면 박테리아와 같은 미생물이나 오염물질과 침니(沈泥)를 여과하기 위하여 버섯의 균사체를 얇은 막으로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 균사체를 혼화(混和)한 생태환경은 하천 미립물질의 흐름을 격감하고 침식을 완화하며 박테리아와 원생동물을 여과해 주며 토양 속으로 물의 흐름을 조절해 준다. 이 실같이 가는 균사 필라멘트들이 세포망 역할을 하여 아주 작은 소립자도 잡아내고 경우에 따라서는 삭혀버린다. 기질(基質 효소의 작용을 받는 물질. substrate)을 삭일 때 미세한 동공을 형성하고 공기나 물을 채워 광범위한 표면에 부력이 있는 호기성 기반(buoyant, aerobic infrastructure)을 조성한다. 유기질 부스러기가 풍부한 흘러넘치는 물은 세포망을 통과하여 걸러지고 정화된다. 물이 흐르지 않을 때 균사체는 뻗어가는 손가락 같은 세포를 통하여 멀리서 가져오는 습기의 통로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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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타리버섯

(느타리버섯. Pleurotus ostreatus. 영어속명 Oyster Mushroom. 대체로 봄과 가을 두 번 돋지만 일 년 중 기후조건만 맞으면 어느 때라도 돋고 1월 겨울에도 돋는다. 우리 한국 사람에게는 이 버섯이 가장 인기 있는 버섯 가운데 하나이다. 느타리버섯은 백색부후균이다.)

이 마이코여과법은 여러 면으로 활용할 수 있는데 마이코여과막(mycofiltration membrane)은 단세포로 된 원생동물(protoza), 박테리아, 바이러스를 포함한 병원체는 물론 침니와 화학적 독극물을 걸러낼 수 있다. 그리고 마이코여과막은 농장, 교외, 도시지역, 두 강이 분기하는 유역, 공장, 도로, 파헤쳐진 영양을 상실한 생태환경에 설치함으로써 아래와 같은 유기질 부스러기들을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즉 산림에서 나오는 잡목, 나뭇가지 친 것, 갈아낸 나무 조각들(wood chips), 펄프, 제지공장에서 나오는 각종 섬유소, 카드보드, 폐지 및 도시 농촌 재활용센터에서 나오는 폐기물들, 농장에서 나오는 짚, 옥수수대, 솜나무, 커피찌꺼기, 양조장에서 나오는 각종 곡물 찌꺼기와 산업장에서 나오는 각종 유기질 페기물 등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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잎새버섯

(잎새버섯. Grifola frondosa. 영어속명 Hen of the Woods. 무수한 가지를 가지고 있고 그 크기가 지름 30cm에 무게가 1-2kg 정도 된다. 유균일 때는 그 색깔이 검은색-흑회색-흑갈색으로 되고 주름이 없는 구멍장이버섯이라 동정하기 쉽다. 살은 흰색이며 어린 것은 그 맛이 달고 닭고기 튀기듯 튀겨 먹을 수 있다. 비슷한 것으로 왕잎새버섯이 있는데 건드리면 흑색으로 변하고 몹시 질기기 때문에 구별된다. 역시 백색부후균으로 식용으로도 맛이 좋지만 항암성이 높은 약용버섯이기도 하다.)

2. 마이코산림관리(Mycoforestry)

버섯, 다시 말하면 균류(fungi)가 없다면 삼림도 없다. 마이코산림관리란 산림 공동체를 유지하기 위하여 버섯을 이용하는 것이다. 마이코산림관리는 다음과 같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것이다.

* 토종 삼림을 보존하기 위하여

* 숲에서 나오는 모든 부스러기들을 재활용하고 숲을 회복하기 위하여

* 다시 옮겨 심은 나무들을 건강하게 자라게 하기 위하여

* 생태계의 지속성을 강화하기 위하여

* 실용식물의 다양성(economic diversity)을 확보하기 위하여

마이코산림관리는 산불을 방지하기 위하여 버섯을 이용한다. 산불방지책으로 솎아 낸 나무를 이용하여 버섯을 재배하고, 버섯 재배에 사용하였던 나무나 그 부산물들은 부드러워 가축사료나 지렁이를 기르는 일에 다시 사용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마이코여과법을 함께 사용하여 버려진 벌목운반용 도로들을 변형시켜서 폭우가 쏟아질 때 마구 흘러내리는 침니를 막을 수도 있다. 무너진 길 주변에 나무 조각을 뿌려서 버섯의 균사가 뻗어가게 하여 침식과 사태를 막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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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지(구름버섯)

(운지[雲芝 구름버섯], Trametes versicolor, 영어속명 Turkey Tail. 역시 백색부후균으로 항암성이 높은 약용버섯이다.)

3. 마이코치료법(Mycoremediation)

인간은 자기가 만들어 낸 독극물에 익숙한 존재들이지만 동시에 우리의 환경으로부터 그 독극물들을 제거하는 데는 서툴고 무능한 존재들이기도 하다. 미국 공영교육방송(PBS)의 한 프로그램에서 빌 모이어가 2001년 보도한 바에 따르면 자기 피검사결과 잘 알려진 150종의 산업독극물들 가운데 84종이 검출되었는데, 그 가운데 다수가 발암불질이었다고 한다. 모두가 화학혁명이 남겨준 유산이었던 것이다. 만일 그가 1930년대에 피검사를 하였더라면 고작 납 정도가 검출되었을 것이다. 불행하게도 이 지구상의 모든 사람들도 똑같은 피검사 결과를 보여줄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추세로 나아가면 환경오염이 증가함에 따라 위험한 화학물질에 노출될 가능성 또한 더 높아질 것이다. 이른바 "환경론자들의 쓸 데 없는 걱정"이라고 여기던 일이 이제는 의학적으로도 항다반사가 되어 버렸다. 한마디로 오염은 살인적 환경병이 되고 만 것이다.

이러한 때에 마이코치료법은 환경으로부터 독극물을 제거하거나 그 농도를 낮추기 위하여 균류(버섯)를 이용하는 것을 말한다. 버섯은 저항성 높은 독극물을 좀 더 단순하고 독성이 덜한 화학물질로 잘게 분해하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마이코치료는 버섯의 균사체를 오염된 토양 속에 섞어주어 중금속도 제거하는 일에 상당한 희망을 보여주고 있다. 어떤 종류의 버섯이 가지고 있는 강력한 효소는 나무의 주성분인 목질소(ligin)와 섬유소를 삭혀준다. 이 삭임성(소화성) 효소는 또한 놀랍게도 나무속에 들어있는 화학 접착물처럼 접착성이 있는 광범위한 독극물을 분해할 수 있다. 이런 버섯들 가운데 우리가 흔하게 볼 수 있는 것은 갈색부후균인 붉은덕다리버섯(Laetiporus sulphureus)과 치마버섯(Schizophyllum commune)이 있고, 백색부후균인 느타리버섯(Pleurotus ostreatus)과 잎새버섯(Grifola frondosa), 운지(구름버섯 Trametes versicolor), 잔나비걸상(Ganoderma applanatum) 등 이 그 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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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나비불로초(신칭) 또는 잔나비걸상

(잔나비불로초(신칭) 잔니비걸상. Ganoderma applanatum. 포자가 나오는 관공부분이 흰색일 때 그림을 그려 넣어 집 장식용으로 사용할 수 있기에 영어속명이 Artist's Conk이다. 죽은 활엽수에 돋는 역시 백색부후균으로 약용버섯이다.)

마이코 치료법은 버섯을 이용하여 쓰레기 처리장의 독극물오염, 기름유출로 인한 기름오염 토양은 물론 농약오염 토양, 생화학무기나 탄약 등 폭발물로 인한 화약오염 토양, 질산염오염 지하수 등 여러 독극물을 제거하는 방법인 것이다. 그 밖에도 버섯의 중금속 흡수력을 이용하여 중금속 오염이나 심지어 방사능오염도 제거하는 방법들을 개발 중이라고 한다. 우리는 러시아의 체르노빌에서 발생한 원전사고로 말미암은 비극적 결과에 대하여 잘 알고 있다. 그 결과가 주변 나라들에까지 미치고 있다. 프랑스 당국은 불가리아에서 수입한 버섯에서 허용양보다 4배나 높은 방사능물질인 세시움(cesium)이 발견되어 모두 압류하였다고 한다. 일본에서도 이탈리아에서 수입한 그물버섯(Boletus edulis)에서 역시 그 세시움 함량이 너무 높아 모두 압류 처분하였고 다른 모든 식품도 조사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어떤 종류의 버섯은 카드미움(cadmium), 수은, 비소, 납, 심지어 세시움 134와 137 같은 핵발전소나 핵무기 산업에서 발생하는 방사능물질을 흡수케 하여 그 오염을 줄일 수 있다.

4. 마이코살충법(Mycopesticides)

지금부터 100년 전에 지은 목조건물이 오랜 세월 해묵은 나무 숲 한 가운데 서 있다. 초기 미 서부 개척자들은 그 목조건물 주변에 있는 고목들을 베어내어 햇볕을 얻고자 하였다. 그 베어 낸 나무 그루터기들이 여기저기 남아 있었는데, 그 그루터기에 잔나비걸상(Ganoderma applanatum)이라는 버섯들이 많이 돋아 있었다. 1984년 이 집을 사서 이사 온 Paul Stamets는 이 버섯의 균사가 땅속으로 뻗어 집 마루 밑까지 들어 온 것을 알게 되었다. 이 균사체가 통로가 되어 물기(습기)를 끌어와 마룻바닥이 썩기 시작하고 버섯으로 말미암아 부드럽게 된 마루에 흰개미(termite)와 목공 개미(carpenter ant, 학명 Camponotus modoc)들이 몰려와 집이 무너지는 것은 시간문제였다.

그는 인터넷에서 곤충에 기생하는 균류를 찾아 Metarhizium anisopliae라고 하는 푸른곰팡이를 흰개미를 죽이는 데 사용하고 있다는 것을 찾게 되었다. 즉시 배양된 곰팡이가 들어 있는 시험관을 주문하여 나름대로 다시 많이 배양하여 배양된 균사체를 접시에 담아 목공 개미들이 드나드는 곳에 두었다. 밤중에 우연히 발견한 사실은 그 균사체 위에 개미가 잔뜩 엉겨 붙어있는 것 아닌가! 놀라운 것은 몇 주 뒤 그의 집에서 개미가 사라졌다는 점이다. 이렇게 해서 얻은 아이디어로 여러 경로의 실험 끝에 마침내 2003년 12월 두 종류의 흰개미와 목공 개미 퇴치를 위한 마이코살충제의 특허를 얻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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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번데기동충하초 모음

(큰번데기동충하초, Cordyceps militaris. 영어속명 Trooping Cordyceps. 나비목 번데기에 돋는 약용버섯이다. 여름에 숲속 초록색 이끼가 덮인 땅위에 오렌지 색 뾰족한 것이 돋아 있어서 한 번만 이 버섯을 찾아내면 그 뒤로 쉽게 찾을 수 있다. 잡아 뽑으면 안 되고 주황색 버섯이 돋은 주변을 넓게 파낸 다음 이끼와 흙을 털어내면 번데기에 달린 버섯을 함께 채취할 수 있다. 곤충에 기생하는 기생균이다.)

2004년 7월 하순부터 8월 한 달 동안 주립공원마다 큰번데기동충하초(Cordyceps militaris)가 수도 셀 수 없을 만큼 많이 돋아나, 이 글을 쓰는 사람이 채취한 것만 1000여개가 넘는다. 뿐만 아니라 한 공원에는 온 산에 큰번데기동충하초가 덮여있다고 할 만큼 많이 돋아 있어서 친구들을 오라고 하여 저마다 3-400개씩 캐어 갔다. 온 산에 그 버섯이 돋아 난 것을 보고 그 때 막연한 생각이지만 동충하초균이 결국 나무에 해로운 벌레들을 통제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었다. 그 뒤 우연히 산 속에서 주립산림보호지역의 어느 곤충관리원 여성을 만나게 되었다. 이런 저런 이야기 끝에 카메라에 잡힌 동충하초의 사진을 보여주면서 해충통제에 버섯을 이용하는 것에 관하여 의견을 나누게 되자 그 여성 곤충관리원은 대단한 흥미를 보이면서 이메일 주소를 주고받게 된 적이 있었다. 지금 이 글을 쓰면서 버섯을 이용한 곤충통제의 현실을 보는 것 같아 반가운 것이다.

마이코살충제의 이로운 점은

* 유독성 화학살충제 대신 해롭지 않은 효과적인 자연방법으로 흰개미, 목공 개미, 파리 등을 퇴치할 수 있다는 점.

* 유독성 화학살충제의 오염으로부터 지하수와 생태계를 보호할 수 있다는 점.

* 퇴치목표 곤충 이외의 다른 이로운 곤충들을 보호할 수 있다는 점.

* 버섯의 포자가 계속하여 장기적으로 해충들을 물리칠 수 있다는 점.

* 생태계의 다양성을 보존할 수 있다는 점,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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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에서부터 조개겁질버섯, 느타리, 운지

(죽은 나무 등걸에 조개껍질버섯, 느타리버섯, 운지 즉 구름버섯이 함께 사이좋게 돋아 있다.)

이처럼 버섯을 이용하여 효력 있는 친환경적 방법으로 해충들을 통제함으로써 곤충과 전면 화학전을 펼쳐 이로운 곤충들을 포함한 모든 곤충박멸 보다는 지혜 있게 인간에게나 건물이나 환경에 해로운 해충만 집중 통제하여 생태계의 조화를 우선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을 수 있다. 이미 2005년도 미 농림성 보도에 따르면 Beauveria bassiana 라는 균류(fungus)를 캐놀라 기름(canola oil)에 섞어서 메뚜기가 출몰하는 곳에 뿌리면 이 균류 포자가 메뚜기 다리나 그 밖의 기관에 붙어 일주일 안에 메뚜기를 죽인다는 것을 발표하였다. 마찬가지로 위에서 언급한 Metarhizium anisopilae var. acridum 이라는 균류도 농작물에 큰 피해를 주는 모든 종류의 미국 메뚜기와 귀뚜라미 퇴치에 Beauveria 보다도 더 유효하다고 한다. 이 처럼 앞으로는 모든 것에 해로운 화학제품보다 자연은 자연이 고치도록 하는 길을 더욱 열심히 찾아 연구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인간은 단독으로 존재할 수 없다. 반드시 다른 생명체에 의존하여 살아 갈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생물계에서 오직 인간만이 소비자이기 때문이다. 식물들처럼 광합성 작용으로 탄수화물을 만들어낼 수도 없고, 버섯이나 균류처럼 모든 유기물들을 분해하여 다른 식물들이 건강하게 살아가도록 비옥한 토양을 만들어내지도 못한다. 인간은 버섯이나 식물들이 생산해낸 것에 의존하여 살아간다. 이러한 소비자일 뿐인 인간이 할 일이란 그 지혜를 사용하여 자연이 자연을 다시 살리도록 돕는 일이다. 그런 일들 가운데 버섯이 지구를 다시 살릴 수 있다는 것은 반가운 소식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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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끼도룡뇽

(지난 2003년 4월 한국 대전 장태산에서 아시아에서는 최초로 미국인 과학교사 스티븐 카슨 Stephen J. Karson씨가 발견한 뒤 영국 과학 전문지 네이쳐Nature에 보고되어 전 세계를 놀라게

하였다는 이끼도룡뇽[Plethodontid salamander. 영어속명은 허파가 없이 피부로 숨을 쉬기 때문에 Lungless Salamander라고 부른다.]이 각각 한 마리는 버섯 갓 위에 있는데 그 꼬리가 잘려나갔고, 또 한 마리는 갈색 뽕나무버섯 위에 있다. 미국 동부지역에서는 버섯을 채취할 때 가끔 만나던 것이었는데, 처음에는 도마뱀인 줄 알았더니, 최근 KBS1TV 환경스페셜, "최초보고-이끼도룡뇽, 원시의 신비를 벗다"[2008년 9월 24일 수요일 밤 방영]를 시청하고 나서, 이것이 도마뱀이 아니라 이끼도룡뇽임을 알게 되었다. 마침 버섯을 채취하는데 발견되어 여기 독자들과 함께 그 사진을 나누고 싶어 싣는다. 그런데 왜 버섯 주변에 이끼도룡뇽이 있는 것일까 버섯을 먹는 것 같지는 않다. 그렇다면 버섯 주변에는 언제나 여러 종류의 벌레들이 많이 모여들기 때문에 쉽게 이 벌레들을 잡아먹을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최종수(야생버섯애호가), 다른기사보기기사등록일시 : 2008.10.07 2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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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버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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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사 댓글과 답글 2
    • 겨울나무 2008-10-13 12:04:48

      다음에 올리려는 글
      버섯과 함께 채소농사짓기에 대한 글을 준비중입니다,
       

      • 오리박사 2008-10-13 13:18:30

        버섯의 용도 과연 무궁무진 하다
        버섯이 단순히 식용의 목적으로만 키워지더니 이제 인간들이 저질러 놓은 환경재앙에도 쓰일수 있다니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더불어 그런 메카니즘을 연구 해낸 인류에게도 찬사를 보낸다.이런 사람들이 있음으로 해서 지구는 생명력을 연장해 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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