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편단심 민들레야’란 대중가요가 있다.
‘님주신 밤에 씨뿌렸네 사랑의 물로 꽃을 피웠네
처음 만나 맺은 마음 일편단심 민들레야’
그렇게 시작하는 노래인데 참 구성지고 슬픈 가락이 오래들어도 싫지 않은 노래다. 그런데 민들레를 가리켜 ‘일편단심 민들레’라고 부르는 연유는 무엇일까.
여기저기 검색해보니 정절을 지킨 민들레란 이름을 가진 소녀 설화에서 유래한다 하기도 하고, 민들레 뿌리가 곁뿌리를 거의 내지 않고 곧고 깊게 내리기 때문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거기에 내 생각이지만, 각박한 세상인정과 달리 변함없이 늘 민초(民草) 자신들 가까이에서 함께 피고지고를 반복하는 민들레를 보면서 자연스럽게 ‘일편단심 민들레’라는 말을 떠올렸을 것으로 본다.
평안남도, 함경남도, 황해도 등 일부지역에서는 민들레를 문둘레라 부른다고 한다.
싸릿가지를 엮어 만든 사립문 둘레에 흔하게 자라는 풀이라 하여 문둘레라 불렀다고 하니, 그만큼 사람들에게 친숙한 풀이자 자신들의 애환을 들어주는 일편단심 풀이었을 것이다.
늘 가까이 있었기에 입맛을 돋우는 밑반찬거리로, 필요할 땐 응급상비약으로도 요긴하게 쓰였으리라.
민들레는 뿌리가 곧고 깊게 내린다. 뿌리가 잘려도 그곳에서 다시 싹을 내기 때문에 잡초로 본다면 대단히 귀찮은 존재이다.
하지만 이른 봄 돋을양지에 활짝 핀 민들레꽃을 보게 되면 추위로 움츠렸던 몸과 마음이 단번에 활짝 펴지는 기운을 얻을 수 있다. 어디 그뿐이랴. 여름철 공 모양으로 부풀어 오른 씨앗뭉치는 요즘에도 아이들에게 좋은 장난거리여서 그걸 불어 씨앗을 멀리멀리 날려 보내며 즐거워하곤 한다.
민들레는 국화과의 여러해살이풀로 길이 20~30cm이다.
봄철 톱니처럼 깊게 갈라진 잎 방석위에 꽃줄기를 내고 자잘한 노란색 꽃이 뭉쳐진 두상화를 단다. 흰 꽃이 피는 것은 흰민들레라 하여 따로 부른다. 잎이나 꽃줄기 및 뿌리를 자르면 우유 같은 흰 즙액이 나온다.
두상화를 감싸 받치고 있는 총포는 안쪽 조각은 선상 피침형으로 끝에 자줏빛이 돌고, 바깥 조각은 작은 뿔 모양에 돌기가 있다. 총포의 바깥조각이 곧게 서 있느냐 혹은 뒤로 젖혀져 아래로 향해 있느냐에 따라 토종민들레와 서양민들레를 구분한다.
 | ⓒ www.jadam.kr 2007-04-13 [ 유걸 ] 서양민들레, 총포의 바깥조각(외편)이 뒤로 젖혀져 아래로 향해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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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민들레는 노란색 꽃만 피며 총포의 바깥조각이 뒤로 젖혀져 아래로 향해 있다.
토종민들레가 대부분 봄철에만 꽃을 피우는 반면 서양민들레는 가을까지도 꽃을 피운다. 또한 서양민들레는 토종민들레와 달리 수정이 없어도 배낭모세포의 체세포분열만 거쳐 바로 무성적으로 씨앗을 만들어낼 수 있다.
때문에 상대적으로 번식능력에 있어 토종민들레는 서양민들레에 훨씬 뒤진다. 주변에서 토종민들레를 보기가 점차 어려워진 원인이 여기에 있다.
한방에서는 민들레를 포공영(蒲公英)이라고 한다.
「동의보감」은 민들레에 대해,
‘성질은 평(平)하고 맛은 달며[甘] 독이 없다. 부인의 유옹(乳癰)과 유종(乳腫)을 낫게 한다. 곳곳에서 나는데 잎은 거의 고거와 비슷하다. 음력 3-4월에 국화 비슷한 누른 꽃이 핀다. 줄기와 잎을 끊으면 흰 진이 나오는데 사람들이 이것을 모두 먹는다.
열독을 풀고[化] 악창을 삭히며 멍울을 헤치고[散] 식독을 풀며[解] 체기를 없애는 데 아주 좋은 효과를 나타낸다.’ 고 적고 있다.
민간에서는 위와 간을 튼튼하게 하고 피를 맑게 해주는 약재로 또한 기침과 폐결핵에 이용하기도 한다.
 | ⓒ www.jadam.kr 2007-04-13 [ 유걸 ] 낙하산 모양의 갓털을 달고 있어 멀리 날아갈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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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들레는 비타민A와 칼륨을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어 샐러드나 나물, 튀김 등의 요리로도 이용한다. 민들레 효소를 만들어두고 음료수로 먹어도 좋다. 잘게 말려 볶은 뿌리는 커피 대용으로 손색이 없다고 한다.
유걸 기자, 다른기사보기기사등록일시 : 2007.04.13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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