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 한편에 머위가 싱그러운 잎을 키우고 있다. 두해 전 개울가에 떠내려 와 싹이 돋은 걸 두 뿌리 옮겨 심었더니 작은 텃밭이 더욱 비좁게 보일정도로 무성하게 번졌다. 올봄에는 처음으로 아가손바닥만큼 자란 어린 싹을 뜯어 데쳐서 된장에 나물을 무쳐 먹어 보았다. 쌉싸래한 맛이 봄철 부진한 식욕을 돋우기에 충분했다. 어쩌면 곰취와도 유사한 맛이 나는 것 같다. 상추처럼 날 것으로 고기를 쌈 싸서 먹어도 보았는데 독특한 맛을 느낄 수 있었다.
머위는 국화과 머위속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이다. 우리나라에는 강원도 이북에 주로 자생하는 개머위(산머위)와 주로 중부 이남에 자생하는 머위 2종류가 있다. 개머위는 다 자라봐야 잎의 크기가 어린 머위싹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키도 작고 모여 피는 꽃차례의 수도 적다. 반면 머위는 여름철 잎이 무성하게 자라면 잎자루 길이 60여cm에 잎의 크기도 15~30cm에 이른다. 잎은 콩팥 모양의 원형으로 가장자리에는 불규칙한 톱니가 있다.
지방에 따라서는 머위를 머우 또는 머구라고 부르기도 한다.
물기가 많은 산지나 밭에 자생한다. 농가에서는 가까이에 심어두고 이용한다. 은행나무에 암나무와 수나무가 있는 것처럼 머위는 암꽃과 수꽃이 따로 피는 암수딴그루 식물이다. 암꽃은 흰색이며 수꽃은 녹백색을 띤다. 이른 봄철 잎이 돋는 시기에 또는 그에 앞서 큰 비늘잎에 싸인 꽃줄기를 밑동에서 낸다. 그 끝에 자잘한 꽃들이 모여 수수한 꽃차례를 매단다. 열매에는 흰 갓털이 달려 있다. 머위는 씨앗으로도 번식하지만 땅속줄기가 사방으로 왕성하게 뻗어나가며 새로운 개체를 만들어낸다.
머위는 잎과 잎줄기를 주로 식용한다. 어릴 때는 잎을 데쳐 나물로 무쳐 먹거나 쌈 싸 먹는다. 잎이 크면 잎은 떼어내고 줄기 껍질을 벗겨 나물로 먹거나 국이나 찌게를 끓여먹는다. 꽃송이도 데치거나 튀겨먹을 수 있다.
데칠 때에 소금을 넣으면 색이 선명해진다. 데친 것을 그대로 냉장고에 넣어 충분히 식혔다가 먹기 직전에 무치면 씹는 맛이 한층 좋아진다. 영양가는 높지 않으나 알카리성 식물로 무기염류가 많이 들어있고 독특한 맛이 있어 봄철 나른한 몸과 입맛을 회복하는데 도움을 준다.
한방에서는 머위를 봉두채(蜂斗菜)라 하여 약으로 쓴다. 여름, 가을에 채취하여 햇볕에 말리거나 그대로 쓴다. 맛은 쓰고 매우며 성질은 서늘하다.
‘해독하고 어혈을 없앤다. 부기를 가라앉히고 통증을 완화시키며 담을 제거한다. 편도선염, 옹종정독(癰腫疔毒), 독사에 물린 상처에 쓴다.’고 한다.
유럽에서는 머위를 항암치료에 이용하기도 한다.
「약초의 성분과 이용」에서는 머위에 대해,
‘여러해살이풀이다. 3월경에 꽃대가 나오고 많은 비늘잎이 붙는다. 꽃대가 40cm 정도로 큰 다음 끝에 꽃이삭이 달린다. 꽃이 진 다음 뿌리에서 너비 30cm이고 큰 콩팥 모양의 둥근잎이 돋아난다. 잎꼭지도 길이 약 60cm에 이른다. 중부와 남부의 길섶, 들에서 자라거나 심는다.
민간에서는 기침 가래약으로 감기, 기침에 쓴다. 또한 꽃이삭과 뿌리를 쓴맛건위약, 땀내기약, 벌레떼기약으로 쓴다.’고 적고 있다.
유걸 기자, 다른기사보기기사등록일시 : 2009.04.10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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