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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강나무 - 우리 산야초 배우기생강나무의 어린가지나 잎을 잘라 비벼 코에 대보면 ‘알싸하면서도 향긋한 냄새’가 나는데 그것이 생강 냄새와 비슷해 생강나무라는 이름을 얻었다
김유정의 소설 중에 「동백꽃」이 있다. 바보스러울 정도로 순진한 주인공 나와 영악한 점순이의 사랑싸움을 해학적으로 그려낸 단편소설인데 말미에 다음과 같은 문장이 있다.

‘그리고 뭣에 떠다 밀렸는지 나의 어깨를 짚은 채 그대로 퍽 쓰러진다. 그 바람에 나의 몸뚱이도 겹쳐서 쓰러지며 한창 피어 퍼드러진 노란 동백꽃 속으로 폭 파묻혀 버렸다.

알싸한 그리고 향긋한 그 냄새에 나는 땅이 꺼지는 듯이 온 정신이 고만 아찔하였다.’

www.jadam.kr 2008-03-16 [ 유걸 ]
잎에 앞서 달리는 노란 생강나무 꽃

여기 등장하는 ‘노란 동백꽃’은 김유정의 고향인 강원도에서 불리어지던 생강나무의 다른 이름이다. 산동백 또는 개동백 또는 아기나무라고도 한다.

생강나무의 어린가지나 잎을 잘라 비벼 코에 대보면 소설에서 표현했듯 ‘알싸하면서도 향긋한 냄새’가 나는데 그것이 생강 냄새와 비슷해 생강나무라는 이름을 얻었다.

동백나무가 자생하지 못하는 중부 이북지방에서는 동백기름 대신 생강나무 열매로 기름을 짜내어 머릿기름이나 등잔불기름으로 사용했다. 동백기름에 비해 향이 더 좋아 양반집 여자나 기생들에게 인기가 있었다고 한다.

www.jadam.kr 2008-03-16 [ 유걸 ]
어른 손바닥만한 생강나무 잎, 가을에 노랗게 단풍이 든다

생강나무는 낙엽이지는 녹나무과의 작은 나무로 산지의 계곡 가에 주로 자생한다. 높이 3∼6m까지 자란다. 어린가지는 노란빛을 띤 녹색이다. 길이 5∼15cm의 어른 손바닥만한 잎이 어긋나게 달린다. 윗부분이 3∼5개로 얕게 갈라지며 3개의 맥이 있고 가장자리는 밋밋하다.

3월에 잎보다 먼저 꽃이 핀다. 노란 색의 작은 꽃들이 여러 개 뭉쳐 꽃대 없이 산형꽃차례를 이루며 달린다. 생강나무는 은행나무나 버드나무처럼 암수가 따로 있어 수꽃과 암꽃이 각기 다른 나무에 핀다. 암나무에 비해 수나무가 훨씬 많다. 뒷산에서 만난 생강나무 열 그루 중 단 하나만이 암나무였다.

www.jadam.kr 2008-03-17 [ 유걸 ]
암수나무가 달라 수꽃과 암꽃이 따로 핀다(좌:수꽃, 우:암꽃)

특이한 점은 수꽃이나 암꽃 모두 수술과 암술 외에 샛노란 헛수술을 달고 있다. 수술이나 암술보다 아래 쪽에 반들거리는 형태로 달려 있다. 꽃을 더 화려하게 치장함으로써 수정에 필요한 곤충을 더 잘 불러들이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꽃자루는 짧고 털이 있다.

열매는 지름이 7∼8mm로 둥글다. 가을에 검은 색으로 익는다.

유사종으로 잎이 갈라지지 않는 둥근잎생강나무와 잎 뒷면에 긴 털을 가진 털생강나무, 그리고 우리나라 내장산에만 자생한다는 고로쇠나무처럼 잎의 윗부분이 다섯 갈래로 갈라지는 고로쇠생강나무 등이 있다.

www.jadam.kr 2008-03-17 [ 유걸 ]
생강나무 열매, 기름을 짜서 동백기름 대신 사용했다

생강나무는 열매를 짜내어 머릿기름으로 쓰는 외에도 꽃이 질 때쯤 돋아나는 어린 생강나무 잎을 따 말려 차로 이용하기도 했다. 차나무가 귀한 북쪽 지방 사람들은 이걸 작설차(雀舌茶)라 부르며 애용했다고 한다.

「동의학사전」에는 황매목(黃梅木)에 대해,

‘녹나무과에 속하는 낙엽성 관목인 생강나무의 가지를 말린 것이다. 생강나무(개동백나무, 산동백나무)는 각지의 산기슭에서 자란다. 가을에 가지를 잘라 그늘에서 말린다. 가지와 잎에서 생강냄새가 난다고 하여 생강나무라고 했다. 주로 복통에 쓰며 해열제, 기침약으로도 쓴다. 민간에서는 해열제, 기침약으로 잎과 싹을 차처럼 달여 마신다. 열매에서 짜낸 기름은 동백기름 대용으로 머리에 바른다.’고 기록되어 있다.

www.jadam.kr 2008-03-17 [ 유걸 ]
노란 꽃을 가득 매단 생강나무

토종약초연구가 최진규씨는 생강나무에 대해,

‘타박상이나 어혈, 멍들고 삔 데 등에 신통한 효력이 있는 약나무다. 산 속에서 실족하여 허리나 발목을 삐었을 때 이 나무의 잔가지나 뿌리를 잘게 썰어 진하게 달여 마시고 땀을 푹 내면 통증이 없어지고 어혈도 풀린다. 산 속에서 무술 수련을 하던 사람들이 실수로 허리나 발을 다치면 이 나무를 사용하여 치료한다.

이 나무를 달인 것을 조금씩 늘 마시면 두통·기침·복통 등에 효과가 있다. 민간에서는 이 나무를 기침약 또는 해열약으로 잎을 달여 먹는다. 또한 아이를 낳고 나서 몸조리를 잘못해서 생기는 산후풍에도 효험이 크다.’고 한다.

유걸 기자, 다른기사보기기사등록일시 : 2008.03.16 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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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사 댓글과 답글 4
    • 양동마님 2008-07-01 22:46:16

      생강나무 라는 이름^^
      처음엔 이름을 잘못 들었나 했어요, 아하! 향내 때문이라구요? 어느분이 꽃따서 말려 차를 만들면 좋다기에 아래밭에 두 구루 심었습니다.내년봄이 기다려 지네요.
       

      • 겨울나무 2008-04-16 03:35:30

        미국에도 생강나무가
        오늘(08년 4월 15일) 저 유명한 Appalachian Trail에 혹시나 곰보버섯이 돋았나 가 보았는데 생강나무를 발견하고 얼마나 좋던지요. 한 두어 주 전 켄터키 주에서도 발견했다는 말을 듣고 이곳은 없나 하였는데 오늘 보니 아주 작은 시냇가 주변에 광범위하게 막 피어나는 꽃과 함께 많이 많이 발견하였습니다. 고맙습니다. 생강나무 알려 주셔서. 참 , 영서 속명은 Spicebush라고 부른답니다.
         

        • 삶엔삼 2008-03-27 22:18:58

          강원도 산에서 봄을 알리는 꽃..^^
          산에 노란꽃이 피었길레, 이제 봄이구나 생각했었지요.
          그래서 가까이 가 사진을 찍어 왔드랬습니다.
          무슨 나무인가 궁금해하고 있던 참이었는데, 이제야 알게 되었네요..^^
           

          • 하리 2008-03-20 17:58:52

            오.. 또 아는 나무가 나왔당~~
            예전에 산행에서 차사랑님이 가르쳐주신 생강나무 군요 ^^

            가지를 자르면 생강향이 났었지요.
            근데 돌아다니다가 나무만 보면 잘 못알아볼듯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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