쌉싸래하면서도 입 안 가득 향긋한 맛이 오래가는 취나물이 요즘 제철이다. 우리나라에는 손에 꼽을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종류의 취가 자생한다. 참취, 곰취, 미역취, 수리취, 각시취 등 식용이 가능한 것만도 20여 가지가 넘는다. 그 중에서 가장 널리 나물로 이용되고 있는 것이 참취다. 이즈음 구례나 하동 장에 나가보면 할머니들이 조그만 바구니나 비닐봉지에 담아 놓고 파시는 걸 많이 볼 수 있다.
참취를 사진에 담으려고 뒷산에 올랐다. 초입 산길가에 참취가 제법 솟아나 있다. 적은 돈으로도 시장에서 손쉽게 사먹을 수 있는 것이라 그동안은 눈여겨두지 않았는데 오늘은 시간을 내어 뜯어보기로 했다. 채 한 시간도 안 되어 한소쿠리는 됨직한 양이 채워졌다.
갓 뜯은 참취에서는 싱그러운 향이 묻어난다. 남은 시간은 계곡에 얼굴을 씻고 계곡물도 마시며 땀과 더위를 식힌다.
참취는 국화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산야에서 흔히 볼 수 있다. 동풍채(東風菜), 나물채, 암취라고도 한다. 최근에는 산나물로 재배가 많이 되고 있다. 우리가 봄에 만나게 되는, 그래서 나물로 뜯는 것은 참취의 새순으로 뿌리잎에 해당한다. 자루가 길고 심장 모양으로 가장자리에 굵은 톱니가 있다. 꽃이 필 때쯤이면 대부분 없어진다. 참취는 정상대로 자라면 1∼1.5m까지 크며, 윗부분에서 가지가 갈라진다.
줄기에 달리는 잎은 어긋나고 위로 올라가면서 점차 작아진다. 꽃이삭 밑의 잎은 타원형 또는 긴 달걀 모양이다. 꽃은 8∼10월에 피고 흰색이며 산방꽃차례로 달린다. 크기는 1~2cm 정도이다. 꽃잎처럼 보이는 흰색 설상화는 6~8장이며, 꽃의 가운데는 관상화로 노란색이다. 열매는 수과로 11월에 익는다.
산행을 하다 짙푸른 녹음 사이로 하얗게 피워낸 참취 꽃을 보게 되면, 봄철 사람들의 손길에서 살아남아 피어낸 것이기에 더욱 대견하고 아름다워 보인다.
‘취나물은 단백질, 칼슘, 인, 철분, 비타민 B1·B2, 니아신 등이 함유되어 있는 알칼리성 식품’이라고 한다. 살짝 데쳐서 쓴맛을 없앤 후에 갖은양념에 무치거나 볶아서 먹는다. 연한 것은 날 것 그대로 쌈채로 먹어도 좋다. 오래두고 먹으려면 삶아 말려 두었다가 묵나물로 먹으면 된다. 데친 것을 냉동시켜 두었다가 해동해서 먹으면 푸른빛과 싱싱한 맛을 그대로 살릴 수 있다.
「동의학사전」에서는 동풍채(東風菜)에 대해서,
‘국화과에 속하는 다년생 풀인 참취(Aster scaber Thunb.)의 전초를 말린 것이다. 각지의 산과 들에서 널리 자란다. 여름철에 전초를 베어 햇볕에서 말린다. 전초에 플라보노이드, 사포닌, 정유가 있고 뿌리에 쿠마린, 사포닌, 알칼로이드가 있다.
약리실험에서 참취는 뚜렷한 이담작용, 진통작용을 나타낸다. 민간에서 참취를 황달, 간염, 해소, 소화장애, 타박상, 사교창 등에 쓴다. 어린잎은 산나물로 먹는다.’고 적고 있다.
안덕균의 「한국본초도감」에서는, ‘맛은 달고 성질은 차다. 타박상이나 뱀에 물린 데에 짓찧어 환부에 붙인다.’고 한다.
유걸 기자, 다른기사보기기사등록일시 : 2008.04.30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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